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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엣원스, 긴 제목처럼 긴 여운

by 우리민토리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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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요 및 줄거리

개요 : 액션, 코미디 /  미국 / 139분

개봉일 : 2022.10.12.

감독 :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 :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등급 : 15세 관람가

 

미국에 이민을 와서 힘들게 겨우겨우 살아가던 에블린은 늘 정신이 없고 바쁘고 여유가 없습니다.  그  중  오늘은 더욱 더 힘든 날입니다. 정부의 세무조사를 받느라 영수증 정리가 한창이며, 동성애자라고 고백하는 딸, 아버지의 환영 파티, 아무 도움이 안 되는 남편, 한순간도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입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와중에 남편은 이혼서류까지 내밀었습니다.  에블린은 세무조사를 받기 위해 남편 웨이먼드와 국세청에 방문했습니다. 국세청 엘리베이터 안에서 남편은 갑자기 다른 사람 같은 행동하며 자신은 다른 우주에서 온 다른 웨이먼드 알파이며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에블린이 필요하다며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에블린은 정신을 차리고 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나 알파라고 주장하는 남편의 이야기때문에 제대로 세무조사를 받지 못하고 정신이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점프'라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결국 세무조사는 엉망이 되어버리고 알파의 설명을 들으며 도망다니며 다른 누군가와 계속 싸우며 점프를 하게 됩니다. 

알파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 말고 다른 여러 세상(멀티박스)이 있으며 그 세상마다 다른 에블린이 살고 있으며 다른 세계의 에블린이 이 점프 기술을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에블린의 강한 압박으로 빌런 '투바키' 가 생겨났으며 이는 에블린의 딸 조이라는 것입니다.  투바키는 온 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해 블랙홀(베이글)을 만들었으며, 투바키의 음모를 막기 위하여 현 세상의 에블린을 찾아왔다는 설명입니다. 에블린은 실패만 많이 한 사람으로 성공한 경험이 없으므로 이번 일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알파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가끔은 '나는 왜 되는 일이 없을까?' 싶을 때가 있다. 친구는 월급도 많고 주식도 오르고 배우자도 멋져 보이는데 나의 선택은 뭔가 좋은 결과가 없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심지어 화장실이나 대형 마트, 은행 CD기  앞에 줄을 설 때도 내가 선택한 줄만 줄어들지 않는 경우도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제는 내게도 기회가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공한 적이 별로 없는 내가 지구를 구할 당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배우 '양자경' 의 능력이 빛나는 영화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모두 일인 다역입니다. 혼자서 여러 세상에 존재하는 '나' 를 다르게 연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공 에블린 역의 '양자경' 의 연기력이 더욱 빛나는 영화입니다. 온 세상이 짜증스러운 세탁소 여주인, 성공한 액션 배우, 요리사, 핫도그 손가락 사람, 계속 점프하면서 여기서 싸우고 저기서 싸우고 한마디로 정신이 없습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다른 영화를 패러디한 장면이 종종 나옵니다. 화양연화, 매트릭스, 스타워즈의 장면이 묘사되는데 특히, 영화 라따뚜이는 미리 알고 영화를 즐겨야 할 것 같습니다. 라따뚜이를 모른다면 요리사 모자에 숨어있는 너구리가 무슨 뜻인지 도저히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족 화합, 중국판 매트리스 혹은 터미네이터

맛있는 베이글을 죽음의 블랙홀로 형상화했고 정신없이 흐트려져 있는 영수증은 그냥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세탁소 경비에 노래방 영수증이 끼어 있듯이 잘 정리하고 싶지만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우리 인생의 한 면을 보여주는 것 같은 영화입니다. 동전 교환기가 원래 반환해야 하는 금액보다 적게 반환하듯이 노력해도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 할  수는 없습니다. 지나간 선택에 후회가 되더라도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게 우리 몫입니다. 에블린의 남편, 딸, 아버지처럼 가끔은 가족으로 인해서 더 힘들 수도 있지만 가족만큼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요소도 없습니다. 말 한마디도 제대로 받아주지 않는 아내도, 뭐 하나도 변변히 해내지 못하는 남편도, 성 정체성을 헷갈리는 딸도 나의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더불어 세무조사로 나의 가게를 압류하러 온 세무 조사관도 너구리에게 요리 비법을 전수받아 성공하는 동료도 나의 이웃이고 친구이고 누군가의 가족입니다. 

세상을 구하러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점에서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가 생각나기도 하는 영화이지만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엣원스' 는 내게는 가장 현실적인 지구 구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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